마케터를 뽑아야 할까? 인하우스 vs 프리랜서 vs 대행사 비교
마케팅 인하우스도 해봤고, 대행사는 안 해봤고, 마케터 연결해주는 플랫폼에도 잠시 있었다. 3가지를 다 해보진 않아서 전부 믿지는 말고, 그냥 경험하고 주워듣는 선에서 정리해본다. 마케터는 뽑아야 하는 건지, 빌려야 하는 건지, 잠깐만 써야 하는 건지.
*글의 타겟은 연매출 100억 이하의 작은 회사에 해당하는 얘기다
마케팅 인하우스 vs 대행사 vs 프리랜서
마케팅 좀 해보자 하면 선택지는 보통 세 가지로 나뉜다. 마케터를 채용해 내부에서 운영하는 인하우스, 프로젝트·시간 단위로 외부 전문가와 일하는 프리랜서, 그리고 팀 단위로 전략부터 실행까지 맡길 수 있는 마케팅 대행사다.
문제는 여기서 “정답”을 찾으려고 할 때 생긴다. 어떤 글에서는 인하우스를, 또 다른 글에서는 대행사를, 또 어떤 사람은 프리랜서를 강력 추천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들 각자의 입장에서 추천할 뿐이다. 회사 상황, 성장 단계, 목표, 예산, 조직 문화에 따라 최적의 선택이 달라질 뿐이다.
인하우스 마케팅: 브랜드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
먼저 인하우스다. 인하우스 방식은 말 그대로 기업 내부 직원이 마케팅을 직접 기획·운영·분석하는 구조다. 마케터를 채용해 사내 팀으로 만들거나, 최소 1인을 뽑아서 마케팅을 전담하게 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인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브랜드와 상품에 대한 이해도다. 하루 종일 우리 브랜드만 들여다보고, 회의도 내부 회의만 하고, 고객 문의나 영업 피드백도 가까이에서 듣다 보니, 서비스의 장단점이나 고객이 실제로 반응하는 포인트를 누구보다 잘 알게 된다. 그러다 보니 메시지의 뉘앙스가 점점 더 정교해지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이 강해진다.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옆자리, 혹은 한 칸 건너 앉아 있는 동료와 바로 이야기하면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다. 슬랙 한 줄, 회의 한 번이면 방향을 잡고 바로 수정·보완이 이뤄진다. 특히 사내 다른 부서와 협업할 일이 많을수록, 내부에 마케터가 있다는 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데이터와 노하우가 회사 내부에 쌓인다는 점이다. 어떤 캠페인이 잘 됐고, 어떤 시도가 실패했는지, 타깃별로 어떤 메시지가 먹히는지, 모든 기록과 경험이 축적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만의 마케팅 자산이 커진다. 이건 단기 성과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차이를 만드는 요소다. 여기에 보안 측면까지 고려하면, 매출 데이터나 고객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로 넘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인하우스의 분명한 장점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역량과 리소스의 한계다. 특히 인하우스 1~2명 체제에서는 한 사람이 기획, 콘텐츠, 광고, 분석, 리포트까지 모두 떠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과부하가 걸리고, 어떤 영역은 깊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정해진 급여 구조 안에서 움직이다 보니 대행사처럼 성과에 따른 보상 체계도 상대적으로 약하다.
채용과 교육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무시할 수 없다. 적합한 마케터를 찾는 과정, 온보딩, 회사와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쌓는 과정까지 생각하면, 바로 어제 뽑아서 오늘 퍼포먼스가 나오는 일은 없다. 또한 다양한 업종과 채널을 경험하는 대행사나 프리랜서에 비해, 산업 전반에 대한 지식이나 넓이가 부족할 수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정체성이 뚜렷하고, 장기적인 자산 축적이 중요한 기업, 그리고 사내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비중이 큰 팀이라면 인하우스는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다.
비용은 신입이라면 3천 초반일 거고, 단점이라면 싹싹하고 일 잘 배우고 잘 하는 분이 오면 다행이지만 그런 사람이 올 확률은 극히 낮다는 거다. 뽑기운 때문에 시간, 돈 낭비를 꽤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불확실한 상황을 싫어하는 분들이 안정적인 대행사, 프리랜서로 간다.
프리랜서 마케팅: 빠르고 유연한 ‘외부 한 사람’
프리랜서는 프로젝트나 시간 단위로 계약을 맺고, 특정 전문 분야를 맡기는 방식이다. 블로그 콘텐츠, 카피라이팅, 퍼포먼스 광고 세팅, SEO, 브랜딩 전략 등 어떤 영역에서든 “이 부분만 도와줄 사람”이 필요할 때 떠올릴 수 있는 옵션이다.
프리랜서의 강점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전문성 대비 비용 효율, 다른 하나는 속도와 유연성이다. 인하우스처럼 연봉과 4대 보험, 복지 등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필요할 때만 계약해 비용을 쓰고, 필요가 없으면 계약을 종료하면 된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팀 입장에서는 이 탄력성이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또한 많은 프리랜서들이 한 분야에 깊이 파고든 전문가인 경우가 많다. 콘텐츠만 수년째 하는 사람, 퍼포먼스만 다루는 사람, 브랜딩만 집중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어떤 경우에는 특정 영역에 한해서는 대행사보다 더 뛰어난 결과물을 만드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구조가 가볍다 보니 회의와 문서 작업이 최소화되고, 기획–제작–납품까지의 흐름이 빠르게 진행되기도 한다.
다만 프리랜서와의 협업에는 특유의 리스크가 있다. 일정이 밀리거나, 계획된 기간보다 늦어지는 경우, 심하면 중간에 연락이 끊기는 사례도 존재한다. 인하우스처럼 우리 회사 일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일을 하는 경우도 있을 거고, 막말로 우리 회사 일이 아니더라도 그 사람은 먹고 살 만하기 때문이다. 계약 전 작업 범위, 납기, 리비전 횟수, 비용 구조를 최대한 명확히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지점은 회사 내부에 자산이 잘 쌓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프리랜서가 프로젝트를 종료하면, 그 사람의 노하우도 함께 떠나버린다. 인하우스처럼 캠페인 히스토리와 운영 노하우가 조직 안에 계속 누적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뜻이다. 프리랜서도 여러 클라이언트를 상대하다 보니, 일정이 겹치면 응답 속도가 느려지거나 퀄리티 조절이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역량 편차가 매우 크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잘 만나면 대행사보다 훨씬 좋은 퀄리티와 효율을 얻을 수 있지만, 잘못 선택하면 시간과 예산을 동시에 잃을 수 있다.
그럼에도 프리랜서는 특정 영역에서만 도움이 필요할 때, 빠른 결과물이 필요할 때, 예산은 크지 않지만 전문성이 꼭 필요할 때, 그리고 이미 인하우스가 있지만 특정 스킬셋만 보강하고 싶을 때 유용한 선택지다.
마케팅 대행사: 전략부터 실행까지 맡기는 전문 조직
마지막으로 대행사다. 여러 직무 전문가가 팀을 이루어 마케팅 전략과 실행을 통합적으로 담당하는 구조다. 기획, 운영, 디자이너, 퍼포먼스, 영상, 데이터 등이 한 조직 안에서 협업하며 캠페인을 운영한다.
대행사의 가장 큰 장점은 풀스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캠페인의 전략을 세우고, 메시지를 만들고, 크리에이티브를 제작하고, 광고를 세팅하고, 성과를 분석해 리포트까지 내는 전체 과정을 한 팀에서 맡을 수 있다.
이 과정이 시스템화되어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정기 리포팅, 피드백, 일정 관리, 리스크 관리 등 프로젝트 운영에 필요한 기본 프로세스가 갖춰져 있는 곳이 많고, 덕분에 일정·성과 관리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뤄진다.
또한 대행사는 여러 산업, 다양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시장 트렌드와 최신 도구, 성공 사례를 빠르게 흡수하는 구조를 가진다. 그래서 새로운 채널이나 포맷을 도입할 때, 다른 업종에서 이미 실험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조언과 실행을 제공할 수 있다.
규모 있는 캠페인을 한 번에 돌릴 수 있다는 점도 대행사의 매력이다. 내부 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통합 브랜딩 캠페인, 대규모 퍼포먼스 광고, 여러 채널을 동시에 운영해야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여러 인력이 동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행사의 힘이 드러난다.
하지만 대행사는 세 옵션 중 비용이 가장 높은 편이다. 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범위도 넓고 단계도 다양하다. 인력과 프로세스가 체계적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비용 구조를 가진다. 그렇지만 사실 이건 대행사의 문제는 아니다. 개인에게 맡기는 것보다 회사나 단체에 맡기는 게 보통은 어떤 산업이든 비싸기 때문이다. 회사는 비품, 사무실, 인건비, 경영자, 관리자 등 다양한 지출이 존재한다. 우리 회사가 원하는 딱 그 ‘일’만 하는 게 아니다.
또 하나의 한계는 브랜드 이해도의 깊이다. 대행사는 여러 고객사를 동시에 맡기 때문에, 우리 브랜드만을 위해 시간을 쓸 수는 없다. 그래서 정말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만들기까지는, 브리핑과 조율, 수정 과정에 시간이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회의와 문서, 결재가 늘어나며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커지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앞서 프리랜서처럼, 장기적으로 회사 내부에 실무 자산이 쌓이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대행사 안에 노하우가 축적되고, 계약을 종료하면 그 대부분이 함께 사라진다. 그래서 대행사와 일을 하더라도, 내부에서 전체 전략과 방향을 이해하고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사람이 있으면 훨씬 안정적이다.
대행사는 특히 빠른 규모 확장이 필요할 때, 내부에 마케팅 팀이 거의 없을 때, 명확한 KPI를 두고 성과를 숫자로 보고 싶을 때 적합하다.
플랫폼은 어떤데?
요즘 크게 3~4곳 정도가 프리랜서 마케터, 개발자, 디자이너 등을 연결해준다는 전문 컨셉으로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비용만 괜찮다면)
마치 대행사가 마케팅만 전문적으로 하듯, 플랫폼도 플랫폼 나름 사람 연결해주는 것만 하다보니 정량, 정성적 감이 쌓인다.
예를 들어서 A는 클라이언트랑 10회 이상 재계약하면서 진행했다, B는 클라이언트가 중간에 3번이나 그만두겠다고 했다 등 나름의 데이터가 있다.
대행사나 프리랜서는 잘 안 된 경우가 있다고 해도 그걸 스스로 드러내지 않을 거다.
그래서 결정사듯이 하듯 그런 검증 비용이 nn% 정도 추가된다고 보면 된다.
여유만 있다면, 대행사나 프리랜서는 의심된다면 이 선택지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인하우스 vs 프리랜서 vs 대행사
항목 | 인하우스 | 프리랜서 | 대행사 |
|---|---|---|---|
비용 구조 | 월 고정 인건비 | 프로젝트·월 단위 유연 | 가장 높음 |
속도 | 중간 | 매우 빠름 | 중간~느림 |
전문성 | 개인 역량에 따라 편차 | 특정 분야에 강함 | 전반적으로 고수준 |
브랜드 이해도 | 매우 높음 | 낮은 편 | 중간 |
보안/데이터 | 내부 관리로 안전 | 중간 | 중간 |
확장성 | 내부 인력·역량에 제한 | 개인 역량 범위 내 | 매우 높음 |
노하우 축적 | 회사 내부에 쌓임 | 제한적 | 대행사 쪽에 축적 |
상황별로 어떤 조합이 좋을까?
읽는 분들의 상황을 모르니 답을 정해줄 순 없겠다. 상황에 맞게 선택하고, 조합해야 할 거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 초기라면, 인하우스를 크게 꾸리기엔 예산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다. 이럴 때는 인하우스 마케터 최소 1명을 두고, 나머지 부족한 부분은 프리랜서로 보완하는 방식이 많이 쓰인다. 내부 마케터가 브랜드 방향성과 메시지 톤을 잡고, 프리랜서들이 콘텐츠 제작, 디자인, 일부 광고 운영 등을 빠르게 실행해주는 구조다. 이렇게 하면 브랜드의 일관성은 유지하면서도 속도와 비용 효율을 모두 챙길 수 있다.
반대로 단기간에 매출이나 리드를 확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퍼포먼스 광고에 강한 대행사와 손잡는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다. 이미 광고 예산이 있고, 숫자 기반의 KPI를 뚜렷하게 설정할 수 있다면, 경험 많은 퍼포먼스 대행사가 높은 ROI를 만들어줄 가능성이 크다. 이때 내부 인하우스가 1명이라도 있다면, 대행사가 제안하는 전략을 검토하고 회사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역할을 맡기기 좋다.
브랜딩이 중요한 기업이라면 접근이 조금 달라진다. 브랜드의 핵심 스토리, 철학, 톤앤매너는 되도록 내부에서 관리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서도 캠페인, 영상, 카피, 비주얼 아이덴티티 등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은 브랜딩 전문 대행사나 프리랜서와 함께하는 식으로 나누는 편이 이상적이다. 즉, 인하우스를 중심에 두고, 외부 파트너를 “힘을 실어주는 역할”로 활용하는 방향이다.
만약 회사의 최우선 목표가 장기적으로 조직 내 마케팅 자산을 쌓는 것이라면, 결국 인하우스를 중심에 두는 구조가 유리하다. 외부 파트너는 부족한 리소스를 채우거나 새로운 시도를 할 때, 혹은 특정 캠페인이 필요할 때 쓰는 보조 옵션 정도로 두는 편이 좋다.
2026년 기준 마케팅 비용 감각 잡기
마지막으로, 요즘 시장에서 대략 어느 정도 비용이 오가는지 감을 잡아보자. 실제 계약 조건과 업종, 작업 범위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적인 레인지만 정리해도 예산 계획을 세울 때 도움이 된다.
인하우스 마케터의 경우, 주니어는 월 250만 원에서 350만 원 정도, 미들급은 350만 원에서 500만 원 정도, 시니어는 500만 원에서 700만 원 이상을 기대해야 한다. 여기에 광고·분석 툴 비용, 교육과 세미나, 채용 과정에서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까지 감안해야 한다.
프리랜서는 작업 종류에 따라 폭이 더 넓다. 블로그나 랜딩 페이지 같은 콘텐츠 제작은 보통 1건당 10만 원에서 50만 원 선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고, 광고 세팅·운영 대행은 월 50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가 일반적이다. 브랜딩·전략 컨설팅처럼 깊은 리서치와 기획이 필요한 프로젝트는 100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도 올라간다.
대행사는 규모와 범위에 따라 편차가 크다. 퍼포먼스 광고 대행만 기준으로 보면, 월 200만 원에서 700만 원 이상의 수수료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콘텐츠 제작이나 브랜딩 프로젝트는 300만 원에서 3,000만 원까지도 책정된다. 브랜딩과 퍼포먼스, 콘텐츠, CRM 등 여러 영역을 통합해서 맡기는 리테이너(retainer) 형태의 계약은 보통 월 300만 원에서 2,000만 원 사이에서 결정되는 편이다.
결국 중요한 건 단순히 “얼마를 쓰느냐”가 아니라, 그 예산으로 무엇을 목표로 하고, 어디까지를 범위로 정하느냐다. 같은 예산이라도 목표와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니까.
결론
만약 내가 작은 회사부터 시작한다면 아래 순서로 할 거 같다.
대표 혼자 할 수 있을만큼 한다. 아예 모르면 누구 뽑아도 걔가 잘하는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뽑는다. 1~2년차 정도. 왜냐면 지식이 쌓여야하기 때문이다. 폭발적 성장이 아니더라도 지식이 쌓이는 게 더 중요할 때가 있다(초반에는). 또한 내부에서 이것저것 찍먹해봐야 나중에 프리랜서나 대행사 할 때도 뭘 할지 말지 결정하기 좋다.
그 다음에 이제 보통은 필요한 상황마다 프리랜서, 너무 커져서 2~3인의 인하우스 마케터로도 부족하면 대행사를 이용하는 방향일 거 같다.
끝.
전문가 및 선배 마케터들의 고견도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