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네버댓, 급식 브랜드일까? 한국 스트릿 기준

디스이즈네버댓은 과연 급식 브랜드일까? 매출 성장, 산하 브랜드, 글로벌 행보까지 짚어보며 왜 이 브랜드가 한국 스트릿웨어의 ‘근본’으로 재평가돼야 하는지 이야기해본다.
디스이즈네버댓, 급식 브랜드일까? 
한국 스트릿 기준

필자는 패션을 좋아하는데, 디스이즈네버댓은 평가절하된 브랜드다. 디스이즈네버댓을 좋아한다거나, 자주 산다 그러면 패션을 좋아하거나 패션에 종사한다는 친구들도 이상하게 보는 경우가 많은데 잘 모르고 하는 소리 같다.

생각해 보면 옷을 좋아하는 거랑, 옷을 만드는 거랑 또 다르게 브랜드나 매출액 등에 대해 파고드는 건 또 다른 이야기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뜬금없는 브랜드 소개, 디스이즈네버댓이다.

디스이즈네버댓의 시작

2010년, 국내에 스트릿 브랜드라는 게 있기 전이었다. 이 때는 남자들이 옷을 살려면 동대문에 가야 했다. 물론 가끔 동네에서 옷가게 하는 형들이 있긴 했는데 이들도 동대문에서 파는 거랑 비슷했다. 그 느낌은 피식대학 영상을 참고하자.

이 암흑의 시기, 세 친구가 뭉쳐 해외 거주 경험 덕분인지 해외 느낌 물씬나는 브랜드를 시작한다. 디스이즈네버댓의 시작이다.

디네댓의 성장

이때쯤 무신사도 등장했다. 이제 언론사에 있는 게 아니니 굳이 연도 하나하나를 따지진 않겠다. 커버낫, 디네댓, LMC 등이 다 이때 무신사랑 긴밀히 협력했다. 그리고 무신사의 성장과 함께, 디네댓도 떡상했다.

2022년 매출 403억, 2023년 매출 567억, 2024년 매출 727억을 달성한다. 참고로 2020년 매출은 234억이었다. 최근 3M브랜드들(마땡킴, 마리떼, 마르디)이 100억대 매출 어쩌구 하는데, 디스이즈네버댓은 천억대 매출을 노리고 있다.

디스이즈네버댓은 급식 브랜드인가?

러프하게 700억 매출의 절반이 기본템에서 나온다고 치자. 350억 매출에서 기본템 티셔츠 4만 원짜리로 나누면 87.5만 장이다. 2024년 87만 장, 2023년 60만 장, 2022년 50만 장.... 등등 누적으로 쌓이면 정말 로고 티셔츠만으로 4~500만 장 팔았을 수도 있겠다. 국민템의 등장, 급식 브랜드라는 오명이 씌워진다.

처음에는 힙했을지라도 누리는 사람이 많다면 그건 힙하다고 하기 애매할 거다. 대중화된 브랜드는 절대 힙해질 수 없다. 대중화됐으면서 힙한 브랜드는 오직 애플 하나밖에 없다. 대중화시키려면 아이템은 러프하고 쉬워야 하며, 가격대도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애플도 100만 원짜리 핸드폰, 400만 원짜리 컴퓨터를 팔면서 힙한 이미지를 쌓기 위해 광고는 계속 언더독을 유지한다.

노세일 브랜드라던 포터리도 매출 100억을 넘고 아이템군이 다양해지면서 플랫폼 입점도 늘렸고, 쿠폰도 많이 발행하며, CRM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제 4~5년 전에 그 좋은 퀄리티라는 느낌이 헤비 유저에게는 많이 흐릿해지고 있다. 어쩌겠는가. 매출은 반드시 대중화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디스이즈네버댓은 정말로 급식브랜드인가?

그렇지만 의문이다. 로고 티셔츠 말고, 그 외에는 어떤가? 딱 한 문단으로 설명하겠다.

현재 무신사의 제품군만 1,467개 제품 가격대는 40만 원대 아우터까지 있다. 콜라보 브랜드로는 뉴발란스, 지샥, 컨버스, 뉴에라, 템베아, 브리핑, 닥터마틴, 호카오네오네, 팀버랜드, 챔피언, 케이스티파이 등등등 끝도 없다.

글로벌 탑 패션플랫폼인 엔드클로딩에서는 디스이즈네버댓 하나를 위한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만약 해외에서 친구들이 온다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대표적인 코리안 브랜드. 나는 디스이즈네버댓이다. 아니, 그 산하브랜드들도 포함이다.

디스이즈네버댓 사단

산하 브랜드라는 게 뭐냐고? 사실 위에 적었던 몇백억 매출은 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을 포함한 제이케이앤디의 매출이다. 제이케이앤디는 2018년에 시작한 패션스타트업인데, 그냥 디스이즈네버댓을 시작한 사람들이 만든 회사라고 보면 될 거 같다.

예스아이씨 - 조금 더 키치함
카키스 -  성숙한 캐주얼과 편집형 콘텐츠의 결합

웰빙익스프레스(WELLBEING EXPRESS) - 우아한 여성 캐주얼

테누이 - 향

로딩룸 - 컨셉추얼한 여성복의 텍스처 실험

튠(TUNE) - 커뮤니티 기반의 큐레이션 스토어

썬러브- 골프웨어 컨셉

이렇게나 다양한 컨셉으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데 이걸 정말 '급식 브랜드' 한 단어로 끝낼 수 있는가? 특히 썬러브는 필자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꽤 많이 샀다.

로고플레이가 욕먹을 일은 아니다

차라리 학식 브랜드들을 욕하는 건 이해가 된다. 20대들이 입을법한 적당한 남친룩을 시즌마다 잘 뽑는 브랜드들. 그중에 몇몇은 2~3년 내에 망하는 브랜드들. 필자도 한때는 이런 곳들도 좋아했지만 사라지는 브랜드도 많아지는 걸 보면서 근본 브랜드들로 회귀하고 있다. 그리고 감히 이제는, 디스이즈네버댓도 코리안 근본 브랜드라고 할 만할 거 같다. 10년도 넘지 않았는가. 한국에서 남자 개인 브랜드가 10년 이상 간 사례도 많지 않을 거다.

현재의 디스이즈네버댓은 ‘서울에서 만든 스트릿웨어’의 표준을 넘어, ‘서울이 만든 스트릿 문화’를 수출하는 국면에 있다. 도쿄 하라주쿠 플래그십은 그 상징이고, 팝업과 협업, 도메인 확장의 속도는 여전히 경쾌하다.

동시에 이들은 로고 의존도를 서서히 낮추며 액세서리·풋웨어·아웃도어·테크를 통해 옷장뿐 아니라 집안 곳곳을 장악해 간다. 너무 많이 받은 대중의 사랑은 왜곡을 낳았지만, 꾸준한 제품력은 결국 이미지를 교정하고 있다. 그 여정의 중간에 ‘급식’이라는 별칭이 생겼다.

결론을 급하게 내릴 필요는 없을 거 같다. 디스이즈네버댓은 10대의 일상과 30대의 취향을 동시에 설득하는 몇 안 되는 한국 브랜드다. 이는 인기 때문이 아니라, 지난 10여 년간 쌓아온 ‘제작’과 ‘편집’의 능력, 그리고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한 집요한 애정 때문이다.

질문은 이렇게 바꿔보자. “디스이즈네버댓은 급식 브랜드인가?”가 아니라, “이 브랜드는 한국 스트릿웨어의 기준을 어떻게 다시 쓰고 있는가?” 그리고 그 답은 매 시즌, 우리의 옷장에서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다. 나아가 우리의 집안 곳곳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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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년차 사회인 파타과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