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MIDUS : 포터 대체 브랜드 될까? 후지와라 히로시와 포터·헤드포터·포터클래식 비교
최근 여행 갔다가 지갑을 잃어버렸다. 다행히 귀국하는 날 항공사 카운터에서 받긴 했는데 그 사이에 새 지갑에 대한 열망이 생겼다.
개인적으로는 한 카테고리에 한 제품만 하는 경우를 좋아하고, 그래서 바지만 하는 PT torino라던가, 우산만 하는 폭스 엄브렐라 라던가 그런 브랜드를 좋아한다. 하지만 지갑만 하는 브랜드는 잘 없었다. 악세사리 정도라면 모를까.
이런 악세사리 브랜드라고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게 한국에서는 포터일 거 같은데 개인적으로 포터는 이제 너무 많이 알려져서 별로다.
애초에 제품보다는 브랜드를 좋아하기도 했고, 살 생각도 없었는데 더 사기 좀 그런게. 민망한 얘기지만 진짜 옷 좋아하는 남자 90% 악세사리는 포터 가방, 포터 지갑이다. 에르메스 악세사리류도 아니고, 프라이탁도 아니고, 가죽 전문 브랜드도 아니고, 악세사리 전문 브랜드도 아닌 포터다.
패션병자로서는 이게 약간 오타쿠들의 열폭 비슷한 거 같다.
요즘 오타쿠 특 귀주톱 보고 오타쿠라고 함.
요즘 오타쿠 특 원나블 봤다고 함
요즘 패션 좋아하는 사람들 특. 나 포터 쓴다고 함.
그래서 이것저것 좀 찾아봤다.
하라주쿠에서 시작한 RAMIDIUS
RAMIDUS는 일본에서 2019년 10월 도쿄 하라주쿠(Harajuku)에서 론칭된 가방 및 액세서리 브랜드다. 브랜드 슬로건은 뉴스탠다드. 일상에서도 쓰일 수 있는 스탠다드한 컨셉이라는데.. 솔직히 뻔한 얘기고
이걸 왜 포터 대체 브랜드라고 가져왔냐?
Hear porter를 잇는 브랜드고, Ramidius를 만드는 후지와라 히로시가 Hear porter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럼 Head porter는 뭐냐?
후지와라 히로시가 디자인하고 + 요시다 포터가 제작하는 형태의 브랜드였다. 뭐 사실 이런 브랜드는 많다. 손흥민 브랜드도 설마 손흥민이 공장 다니고 그러진 않을 테니까.
대충 이런 흐름이다.
요시다 포터 + 후지와라 히로시 = 헤드 포터
후지와라 히로시 = RAMIDUS
요시다 포터 → RAMIDUS
온갖 걸 다하는 후지와라 히로시
그래서 후지와라 히로시가 뭐 하는 사람이냐 하면.. 이건 워낙 설명 잘 해둔 컨텐츠가 맣아서 대충 갈음한다.
후지와라 히로시는 음악도 하고, 브랜드도 하고, 옷도 하고, 매거진도 하고, 리바이스의 브랜드도 하고, 나이키의 라인도 맡고, 요시다 포터와 헤드포터도 하고, 미야시타 공원의 스타벅스도 디자인하고, 최근에 뉴진스와 콜라보도 하고 뭐 많이 한다.
국내로 따지면 유명한 분 중에 노희영님인가 그런 결일 거 같다. 식당도 하고 뭣도 하고 뭣도 하고..
RAMIDIUS에 대한 의견
개인적으로는 후지와라 히로시 네임밸류로 보이는 것 대비 좀 고가격인 거 같다. 실물을 두 세개 받아봤는데 많이 아쉬워서 반품했다.
포터는 뭐랄까 질기고 두꺼운 나일론이라면, RAMIDIUS는 조금 더 가볍고 얇다. 물론 그래서 그들이 말하는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뉴 스탠다드겠지만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주기는 어렵다.
물론 이것도 편협한 의견이긴 하다. 보풀 일어나는 니트가 고급 니트가 아닌 게 아니고, 두꺼운 옷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옷은 아니니까. 결이 좋은 울이라고 해서 좋은 코트라고 할 수는 없다. 카센티노나 트위드, 도네갈 그런 류도 있으니까. 결국 가격은 거기서 느끼는 스토리와 가치에서 오는 게 크다.
필자는 애매해서 반품했다.
한국에서는 파는 곳이 2~3개 정도인 거 같고 작년인가 재작년 시즌엔 디네댓이랑 콜라보해서도 냈는데 인기가 없어서 할인까지 갔다. 패션병자들이야 후지와라 히로시를 알지만, 일반인들은 후지와라 히로시 모르고 나아가서 프라그먼트 어쩌구 정도는 알아도 RAMIDIUS를 아는 사람은 적을테니까 그럴 수도 있을 거 같다.
한국은 제품군이 아직 적은데, 그래도 공홈에서 보면 (가격은 비싸지만) 괜찮아보이는 제품이 몇 있다.
허술해보여도 헤드포터 경험 및 요시다 포터와의 협업 경험으로 제작 및 퀄리티는 확실하다니까, 포터 대체품으로 고려해봐도 좋을 것이다.
헤드포터vs 요시다 포터vs포터클래식
리서치하다 문득 궁금해봐서 포터 이름이 들어간 곳들이 대체 무슨 상관인지 좀 찾아봤는데 우리가 아는 그 ‘포터’랑 조금은 연관되어있다.
요시다 포터
요시다 가방(야마토 카바닝 전문 회사)인 Yoshida & Co., Ltd.는 1935년에 창업자 Kichizo Yoshida가 도쿄에서 설립한 가방 제조업체다. 1962년에 자체 브랜드 PORTER가 런칭됐다. PORTER 브랜드 명칭은 호텔 등의 짐을 나르는 ‘포터(porter)’에서 유래하여, “짐을 소중히 다루는 가방”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이 브랜드는 장인정신(예: “한 땀 한 땀에 혼을 담는다” 일침입혼)과 일본 메이드 품질을 강조하고 있다. PORTER의 대표 라인으로는 “TANKER” 시리즈가 있는데, 1983년 출시되어 MA-1 비행재킷에서 영감을 받은 나일론 원단과 주황색 안감 등이 특징이다.
헤드 포터
HEAD PORTER는 디자이너 Hiroshi Fujiwara가 1998년에 설립한 브랜드이며, 제작은 Yoshida & Co.가 담당하는 형태다. 즉 HEAD PORTER는 PORTER 브랜드의 직접적인 서브레이블이라기보다는, Yoshida & Co.가 OEM 제작 또는 제품 생산을 담당했던 협업 브랜드 정도의 관계다.
포터 클래식
PORTER CLASSIC은 2007년에 Katsuyuki Yoshida와 Reo Yoshida(요시다 가문) 등이 설립한 브랜드다. 이 브랜드는 “Made in Japan”, “세계 기준의 스탠다드”를 콘셉트로 내세우며, 전통 기술 +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옷·가방·액세서리를 제작한다. 특징적으로 PORTER CLASSIC은 기존 PORTER 가방 브랜드보다 좀 더 패션/라이프스타일 지향이 강하고, 옷도 포함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형태다.
브랜드 | 설립/런칭 연도 | 소속/관계 | 특징 |
|---|---|---|---|
PORTER (요시다 포터) | 1962년 | Yoshida & Co.의 브랜드 | 장인 가방 브랜드, 일본 메이드, 기능성 강조 |
HEAD PORTER | 1998년 | Yoshida & Co.가 제작 OEM에 참여한 협업 브랜드 | 스트리트 패션 기반, Yoshida 기술 활용 |
PORTER CLASSIC | 2007년 | Yoshida 가문(요시다 가방 출신) 인사들이 새로운 브랜드 설립 | 메이드 인 재팬 + 라이프스타일 지향, 독립 브랜드 형태 |
결론
가격은 한국에서 세일하면 포터의 1/2. 제작은 거의 비슷한 곳에서 한다면 포터 대체 브랜드라고 할 만하지 않나? 물론 나일론의 질감과 두께는 많이 다르다. 군용에서 영감을 받은 요시다 포터와는 다르게, RAMIDIUS는 진짜 실용적으로 얇고 가볍다.
필자는 진짜 특이한 지갑 하나 쓰고 싶어서 RAMIDIUS는 반품하고, 다른 브랜드를 샀지만 지갑이 조금 더 얇고 가벼운 걸 선호하게 된다면 RAMIDIUS도 고려해볼 거 같다.
도쿄에 매장도 있는데 도쿄 여행시 방문해볼만 할 지도?
끝